곤지암 리조트 근처에 목욕탕 콘셉트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어설픈 목욕탕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목욕탕
찾아가는 곳은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에서 내립니다. 곤지암 리조트는 남쪽 방향이지만, 네비는 북쪽을 지시합니다. 중부 고속도로를 나란히 거슬러 5분 정도 가다가, 좌회전하면 도로 아래 좁은 굴다리 밑으로 들어갑니다. 반대편에서 차가 안오길 마음 졸이며 지나갑니다. 좁디좁은 굴을 지나 빛을 맞이하면 눈앞에 제조시설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이곳 왼편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길가엔 카페가 새로 오픈했단 표식들이 보입니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광 참숯 가마'라고 쓰인 커다란 굴뚝의 건물과 주차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2층 박공지붕에 1층은 금장으로 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으로 진입하면 바로 금장의 카운터와 그 앞에 펼쳐진 빵 진열대가 있습니다.
여기를 지나면 진짜 목욕탕이 있습니다. 제일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세신 하는 곳입니다. 세신 할 때 눕는 침대 뒤 배경이 오묘한 빛을 반사합니다. 때밀이 요금표가 벽에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몸을 왼쪽으로 돌리면 온탕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 탕들이 나란히 있습니다. 탕 안에는 의자와 낮은 테이블이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서 즐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앉아 있으면 계속 카메라에 찍히는 숙명을 감수해야 합니다. 뒤돌아서면 목욕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앉아서 몸을 씻는 공간이 있습니다. 벽은 제거해서 떨어지는 물줄기 너머로 반대편을 보여줍니다.
세신 하는 곳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둘러봅니다. 사우나실이 있습니다. 사우나실 옆쪽으론 커다란 공간으로 테이블이 띄엄띄엄 놓여있습니다. 오른편 중앙으로는 대회의를 할 수 있을 만큼 기다란 테이블이 있습니다. 그 너머로 탕이었던 자리들이 보입니다. 몸을 오른쪽으로 살짝 돌리면 건물의 중앙인데, 거기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계단 밑에 귀여운 녀석이 숨어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찾아보세요.)
탕이 있는 자리들을 바라보면, 그 끝에는 앉아서 몸을 씻었던 공간들이 보입니다. 그 벽에는 나무를 덧대고 덩굴과 조명을 주렁주렁 매달았습니다. 한가운데는 창을 뚫어 음침할 수 있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아이들이 동전을 넣고 타고 노는 작은 놀이기구들이 배치되어있습니다. 그 안쪽으로 사우나실 같은 룸 공간도 하나 존재합니다.
중앙에 있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갑니다.
커다란 통창을 마주합니다. 통창을 통해 멀리 산이 보입니다. 주위에는 제조시설들이 모여 있어 뷰 맛집은 아니지만, 사진에 보이는 저 의자에 앉으면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1층의 분위기와는 달리 2층은 밝고 넓습니다. 1층은 폐허미에 음침하고 구분된 공간이 많은 반면, 2층은 탁 틔인 공간과 개방감으로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극적인 반전은 의도적으로 보입니다. 바닥을 보아하니, 찜질방이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커다란 박공 통창 앞으론 일반의자와 흔들의자가 골고루 놓여있습니다. 이 커다란 공간에는 테이블들이 여유 있게 여기저기 놓여있습니다. 뒤쪽으로 허리 높이로 공간의 구분만 하는 낮은 벽들이 반 투명하게 존재합니다. 화장 실외에는 막힌 곳 없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2층 구석에는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그 계단을 내려가면 반가운 물건이 있습니다. 그거에 대해 설명해주니, 아이도 신기해합니다.
베이커리 메뉴
음료는 아메리카노 6.0, 커피 종류 6.5~7.0, 에이드 7.0, 티 6.0, 스무디 8.0
여기에 크림 커피로 '쑥가마', '황토방'이라는 시그니쳐 메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SOLD OUT이라 구경도 못했습니다.
다른 베이커리 카페에서도 볼 수 있는 소금빵, 육쪽마늘빵, 대파 or 양파 치즈 바게뜨, 몽블랑 등도 보입니다. 종류만 40여 가지는 됩니다. 우리는 그중에 시그니쳐 메뉴인 '온탕'과 '먹물 뒤집어쓴 오징어 순대', '대파 치즈 소프트 바게뜨', '오늘의 샌드위치'를 골랐습니다.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요거트 스무디'로 했습니다. 거기에 목욕탕 콘셉트에 충실한 훈제계란 3개는 1,000원에 덤으로 골랐습니다. (그 옆엔 이태리 타월도 판매용으로 있었습니다.)
우선 제일 궁금했던 온탕부터 먹어봅니다. 신선한 토마토 반개가 껍질까지 제거된 채로 슬라이스 되어 올려져 있습니다. 빵과 같이 먹기에는 조금 어색합니다. 토마토를 걷어보면 그 아래에 바질 페스토가 뭉쳐져 있습니다. 빵을 쪼개면 빨간 빵 안에 크림치즈가 있고 그 가운데에 바질 페스토가 있습니다. 바질 페스토와 크림치즈 덕에 빨간 빵 자체의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가 어우러져 크림치즈빵이 좀 특별해졌습니다. 바질 페스토가 꾸덕한 크림치즈와 빵의 조화에 향긋함을 더합니다. 마지막으로 껍질 깐 신선한 토마토 한 조각을 더하면 촉촉함까지 더해집니다. 근래 다녀본 베이커리 메뉴 중 가장 인상적인 맛이었습니다. 이건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두 번째 메뉴인 먹물 오징어순대는 그 안에 조리된 양파가 샐러드 빵의 속과 같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다리 쪽으로 가면 소시지가 곁들여집니다. 양파가 곁들여진 소시지빵을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맛은 상상하시는 그대로일 듯싶습니다.
대파 치즈 소프트 바게뜨는 치즈와 대파의 조합이 괜찮은 듯싶으나, 그것들에 의해 눅눅해진 바게뜨가 질기게 씹힙니다. 맛은 있으나, 그 질감이 별로였습니다.
딸아이가 먹은 오늘의 샌드위치는 이곳에서 만든 게 아닌 기성품인 듯싶습니다. 딸아이는 맛있게 먹어서, 저는 시식도 못해봤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쓴맛이 덜해서,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라떼만 먹는 와이프도 괜찮다며, 계속 홀짝였습니다. 요거트 스무디는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모두가 여유롭게 즐기고 맛있게 쉴 수 있는 곳
저희가 머무는 동안 많은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삼대가 와서도 웃고 떠들다 가시고, 젊은 연인, 노부부, 때론 부부동반으로 오셔서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다 가셨습니다. 아이들은 말도 필요 없이 부모님 손을 이끌고, 여기저기 다니기 바쁩니다. 단체도 왔었습니다. 1층, 2층에 각각 그들을 위한 기다란 테이블이 있어 한자리에서 즐겁게 먹고 마시며, 즐겼습니다. 이렇듯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거기에 맛있는 빵과 음료가 있으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 중부고속도로를 지나가시면서, 잠시 여유가 되신다면 한번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아이와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 당일 치기 여행, 겨울엔 미술관, 박물관 (feat. 장어구이) (0) | 2023.01.07 |
---|---|
아이와 함께하는 여수 여행 3, 정가네 갓갈치 조림, 짱구횟집, 갓도그, 여수 삼합당, 여수 유자 (0) | 2023.01.07 |
아이와 함께한 여수 여행 2 - 유탑 마리나 호텔 앤 리조트에서 인피니티 풀 (0) | 2022.12.27 |
아이와 함께 여수 여행 첫날 - 갈치구이 맛집 갈치야 (0) | 2022.11.22 |
논산 아이와 가볼만한 곳 (0) | 2022.1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