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은 신기합니다. 오늘은 입춘입니다. 거짓말같이 바람이 살짝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얼었던 땅도 살짝 녹아서 촉촉한 느낌입니다. 이런 날은 나가야지요. 오늘은 가까운 천안에서 식사를 하고, 갤러리를 갈 예정입니다. 입춘이라지만, 그렇다고 야외 활동엔 적합하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올라오는 길에 삽교천 근처의 카페를 들리기로 했습니다.
천안의 신불당에서 고기 먹고, 갤러리로
매번 갈 때마다 느끼지만, 천안의 불당동이라는 동네 신기합니다. 경기 수도권에서 벗어난 충청도인데, 예전부터 부자동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엔 비교할바 아니지만 비싼 신축 아파트에 활성화된 먹거리 타운과 즐비한 고급 승용차들이 분위기가 웬만한 수도권보다 더 합니다. 천안에 1호선이 들어와서 그런가? 아님 대기업의 수도권 외곽 전초기지인가? 누가 아시면 알려주세요. 궁금하네요.
오늘도 이곳에 있는 육화미를 찾아왔습니다. 불당동에 인구가 늘었서인지 이제 동네 이름도 갈려서 신불당이라고 하네요. 어찌됐건 오늘의 식사는 '화망치 세트'입니다.
구성은 화망치라 불리는 삼겹살, 돼지 살치살, 목심, 항정, 모퉁이살, 돼지 뱃살입니다.
직원분이 오셔서 두가지씩 구워줍니다.
우선, 돼지 살치살부터 먹어봅니다. 돼지육향이 나는데 식감이 한우 살치살입니다. 신기합니다. 이런 건 처음 먹어봅니다. 그다음은 삼겹살입니다. 칼질을 촘촘히 해서, 꽃이 폈습니다.
이렇게 촘촘히 칼질을 해놓으면 돌기 끝이 바삭해져서, 겉바속초의 느낌이 극대화됩니다. 이렇게 먹고 있으니, 치즈를 올려주십니다. 치즈에도 찍어먹습니다.
치즈에 찍어 먹는 것도 좋았지만, 이 집 간장 소스가 정말 맛있습니다.
목심, 뭉티기살, 뱃살, 항정살 차례대로 먹었습니다. 각기 다른 부위를 차례대로 먹어보니 각각의 맛을 구분해서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래도, 앞에 두 개 살치살과 삼겹살이 제일 맛있네요. 오늘 먹은 화망치 세트는 68,000원에 야채모둠 5,000원입니다. 생각보다 비싸네요. 아니, 요즘은 어딜 가나 비싼 것 같습니다. 식사 후에 천안 터미널에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로 향합니다.
이번 전시의 작가 CI KIM은 잡지등에서 영감을 받아 표현한 작품이 많습니다.
저는 흥미로웠는데, 식구들은 별로인가 봅니다. 한쪽에 제주 작가의 뜨개질 작품이 있습니다. 뜨개질로 만든 야채가 새로웠습니다.
제가 본 것 중 크레파스로 그린 가장 큰 그림입니다. 묘하게 좋습니다. 특히 크레파스 질감이 새로웠습니다. 대칭이 안 맞는 눈의 형태도 인상적입니다. 가족들이 보채서 마지못해 떠나게 됩니다. 다음은 집에 가는 길에 평택에 잠깐 들릴 예정입니다.
평택 그래비티 카페
삽교천 쪽을 따라가다 보면 있습니다. 건물 외관은 평범하지만, 루프탑은 전망과 분위기가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실내는 화이트톤으로 밝고, 요소요소에 비비드 한 칼라로 포인트를 준 컨셉입니다.
빵은 종류는 많지 않고, 비닐로 포장되어 있어, 구미를 확 당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주문은 진열되어 있지 않은 그래비티 와플로 주문했습니다. 음료는 히말라야 라떼와 생레몬에이드로 정했습니다.
주문 후 조금 더 둘러봅니다. 케이크와 마카롱의 색감이 쨍한 느낌입니다.
음료 메뉴판입니다. 가격은 여느 대형 베이커리 카페보다 조금 저렴해 보입니다.
메뉴판 배경 그림을 보니 산드라 블록 주연의 영화 '그래비티'가 모티브임을 알겠네요.
주문한 것이 나왔습니다.
요즘 카페 가면 아인슈페너를 주로 마십니다. '히말라야 라떼'란 이름 자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아인슈페너를 연상시켜서 주문했는데 아인슈페너가 맞네요. 상단의 크림이 쫀쫀하니 연유와 우유의 조화로운 맛이 납니다. 커피 자체는 쓴 편이지만, 잔을 기울여 커피를 홀짝이고 크림을 머금으면 밸런스가 딱 알맞습니다.
와플은 조금 탄듯한 비주얼이지만, 맛은 바삭한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바삭한 속 안은 보드랍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생크림 밑에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생크림, 아이스크림, 과일을 취향대로 얹어 먹으면 다양한 와플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레몬에이드는 생 레몬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신맛을 좋아하는 딸이 잘 마십니다. 저는 맛만 살짝 봤네요.
봄을 기다리며...
이번 주말에 돌아다니면서 봄이 곧 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겨울 동안 미술관, 박물관 위주로 돌아다녔습니다. 봄이 오면 수목원등의 야외로 다니면서 느낄 화창함이 기대됩니다. 그때는 멋진 정원과 어우러진 카페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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